루게릭병으로 떠난 엄마, 연락이 끊긴 아빠
열두 살 수호의 가족은 할머니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크고 작은 기적을 선물해왔던
<KBS 동행>이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500회 특집을 맞아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조손가정을 만나 함께 걷습니다.
수호를 낳고 두 달 만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엄마.
2년의 짧은 투병 끝에 엄마는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사망한 엄마, 연락이 끊긴 아빠를 대신해
두 살 아이를 거둔 건 외할머니였습니다.
따뜻한 엄마의 품,
듬직한 아빠의 어깨가 필요할 때마다
수호의 곁을 지킨 단 하나의 울타리, 할머니.
수호의 외가는 재혼 가정입니다.
할머니는 혈연관계가 아닌 딸을 사랑으로 키웠지만
루게릭병을 앓던 딸은 어린 수호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암투병을 하던 할아버지마저 2년 전,
명을 달리했습니다.
기어코 모든 가족을 앗아간 병마 앞에서
할머니는 홀로 남은 수호의
완벽한 보호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근육 발달이 느린 수호는
씻거나 옷을 입고, 밥을 먹는 일상생활에도
남들보다 몇 배의 시간이 걸리고,
할머니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근육에 힘이 떨어지는 수호를 볼 때마다
할머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혹시나 수호에게도 루게릭병이 유전된 건 아닌지
할머니는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날이 늘어 갑니다.
협심증으로 각종 약을 달고 사는
할머니의 건강도 부쩍 쇠약해져
최근엔 119의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오래 걸려도 수호가 스스로 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혼자하는 법을 가르치는 할머니.
느릿느릿 흘러가는 두 사람의 일상
남들에겐 쉬운 일도 배의 노력을 들여 해내는 수호.
한없이 기다려 주고픈 할머니의 마음과 달리
야속하게 흐르는 시간에 가끔은
조바심이 납니다.
하늘 아래 할머니 말고는 아무도 없는 아이.
그 어떤 빈자리도 느끼지 않도록
완벽한 보호자가 되어주던
할머니의 등이 굽어 갑니다.
수호가 무사히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까지
할머니가 수호의 버팀목일 수 있도록,
훗날 건강하게 성장한 수호가
할머니의 완벽한 보호자가 될 수 있도록
지난 10년 간 은 481명의 아동과 가정에 희망을 전했습니다.
481가정이 다시 일어나 걸을 수 있도록
<동행>과 동행해 주신 모든 후원자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진 및 영상 제공 KBS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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