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 문지기, 아홉살 하나

참새들이 닭 모이를 너무 많이 먹어서 쫓아내야 해요, 우리 닭을 지켜야죠. 달걀 판 돈을 모아서 할머니 무릎 수술비에 보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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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인권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할머니 품에 안긴 네 살배기 하나. 하나는 4년 전 부모님의 불화로 할머니 집에 맡겨졌습니다. 할머니는 여유 없는 살림이지만 부모와 헤어진 하나가 걱정되어 단숨에 품었습니다. 갑상샘암 투병 이후 건강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할머니… 해맑게 웃는 하나 생각에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려 오늘도 땡볕 아래 잡초를 매러 나갑니다.
할머니, 이 옷 잘 어울려요? 더위 추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지만 하나에게 새 옷 한 벌 사주기 어려운 형편. 친척이 철 지난 옷들을 보내주면 새 옷을 고르는 것처럼 신나는 하나입니다. 좋은 것은 다 안겨주고 싶은데… 더 해줄 수 없는 안타까움에 할머니의 마음은 타들어 갑니다.
우리 닭장이 방앗간인 줄 아나 봐요. 스무 마리의 닭들이 낳는 달걀을 이웃집에 팔아 용돈을 모으는 하나. 닭들이 달걀을 많이 낳을 수 있도록 애지중지 돌봅니다. 참새들이 닭 모이를 뺏어 먹어 달걀이 작아질까 걱정에 닭장 앞을 지키는 하나. 얄미운 참새들을 잠자리채로 휘휘 쫓아냅니다.
달걀을 판 돈을 모아서 할머니 무릎 수술해 드릴 거예요.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는 할머니를 위해 달걀을 팔아 수술비를 마련하려는 하나. 달걀 한 판을 만 원에 팝니다! 이웃집에 달걀을 팔고 하나 손에 쥐어진 만 원짜리 한 장. 건강하게 걸을 할머니 생각에 집으로 돌아오는 하나의 발걸음은 날 듯 가볍습니다.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하나와 할머니가 오랫동안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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